금속가공유 시장 변화

건강과 안전, 환경 문제와 관련한 금속가공유의 성분과 농도 규제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관(조직)은 유럽의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s of Chemicals)와 미국의 EPA, 그리고 화학물질에 대한 분류ㆍ표시 국제조화 시스템인 GHS(Global Harmonized System of classification and labeling of chemicals) 세 곳입니다.

REACH는 2018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화학물질을 등록하도록 하였으며, 일정량 이상의 화학물질을 제조하고 수입하는 업체들은 반드시 물질에 관한 모든 정보를 서류로 제출하도록 하였습니다. 화학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는 유럽 시장 내에서 제조, 수입, 판매,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no data, no market)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규제를 받게 되는 금속가공유 첨가제의 종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EPA는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화학물질 규제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금속가공유 제조사들을 압박하고 있으며, GHS는 2012년에 기존의 MSDS를 새로운 형태의 SDS(new safety data sheets)로 기준을 바꾸고, 금속가공유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제품 분류와 표기 체계를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준수하는 경우, 금속가공유 제조사와 사용자 모두 비용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금속가공유 사용량을 줄이기 위하여, 고속 절삭(HSC: high-speed cutting), 최소 윤활 가공(MQL: minimum quantity lubrication), 건식 기계가공(dry machining), 레이저 절삭(laser cutting) 등과 같은 다양한 가공기술들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비록 이런 기술들을 모든 금속가공 분야에 적용할 수 없고, 많은 양의 금속가공유를 사용하는 대량생산 현장에 적용하기도 어렵지만, 금속가공유 제조사들은 까다로운 새 가공기술에 맞는 금속가공유와 첨가제를 개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각종 규제 강화 및 새로운 가공기술 개발과 더불어 금속가공유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가공재료 종류의 다양화와 신소재의 등장입니다. 자동차와 항공기 제조 분야의 고강도 초경량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가 이러한 가공재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등과 같은 비철금속과 이들의 합금, 섬유강화금속(fiber reinforced metal), 강화흑연강(compacted graphite iron) 등이 시장 변화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대표적인 소재들입니다. 금속가공유 제조사들이 이러한 신소재 가공에 적합한 새로운 금속가공유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러 가지 기술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연비에 민감한 자동차와 항공기 제조 산업에서 경량화를 위해 많이 사용하는 알루미늄 합금의 경우, 알칼리 성분에 의해 얼룩이 생기기 쉬워 금속가공유의 pH를 낮추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금속가공유의 수명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살생물제를 쓰지 않고도 이러한 조건에 맞게 첨가할 수 있는 물질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효과가 있는 물질들은 대부분 독성이 있는 것들이고, 독성이 적은 물질들은 효과가 적기 때문입니다. 효과가 있으면서도 독성이 적은 물질들도 있지만, 이런 물질들은 가격이 무척 비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동차나 항공기 제조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금속가공유의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명을 늘릴 수 있는 해법을, 기존의 화학적 방식이 아닌 새로운 물리적 방식에서 찾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Ecopha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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